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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빠더너스 문상훈의 첫 산문집 독후

by sew 님의 블로그 2025. 12. 2.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빠더너스 문상훈의 첫 산문집 솔직 후기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를 알고 나서, 문상훈이라는 이름은 제게 ‘웃긴 사람’으로 먼저 각인돼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서점에서 이 책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을 보고, 익숙한 얼굴과 제목이 주는 묘한 진지함 때문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습니다.

이 글은 티스토리에 남겨두는 개인 독후감이자 책 리뷰입니다.
검색을 통해 들어오신 분들을 위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후기, 문상훈 에세이 리뷰, 빠더너스 문상훈 책, 문상훈 산문집, 에세이 추천” 같은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정리해 두었어요.


1. 책 기본 정보

  • 제목 :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지은이 : 문상훈
  • 출판사 : 위너스북
  • 출간일 : 2024년 1월 5일
  • 쪽수 : 160여 쪽
  • 형태 : 양장본 에세이 / 산문집
  • 키워드 : 말과 오해, 자기검열, 자의식, 불안, 관계, 성장, 빠더너스, 문상훈

책 표지를 딱 보면, 밤하늘처럼 짙은 남색 바탕에 작은 민들레 홀씨가 떠 있습니다. 코미디언·크리에이터 문상훈의 익숙한 얼굴 아래에, 손글씨 느낌의 제목이 눌러 쓰여 있어서 “웃음 뒤에 숨은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2. 책이 말하고 싶은 것 – 한 줄 소개

이 책을 제 방식대로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남들 앞에서 하는 말보다, 내가 한 말을 내가 먼저 오해하지 않기 위한 연습에 대한 기록.”

직업상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하는 일이 많은 저자가 ‘말’이라는 것 자체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또 그 두려움을 견디면서 어떻게 다시 글과 말을 붙잡게 되었는지가 담담하게 적혀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오해하는 게 무서워서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던 사람이 결국 깨닫게 된 건, “사실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내 말을 오해한 건 나 자신이었다”는 고백이에요. 그 깨달음이 곧 이 책의 제목이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3. 목차로 보는 책 구성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들어가며>를 시작으로 총 3부로 나뉩니다. 각 부는 길지 않은 산문과 편지 형식의 글들로 구성돼 있고, 중간중간 문상훈의 손글씨와 짧은 문장이 흘러나오듯 들어가 있어요.

3-1. 들어가며

왜 말을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왜 글까지 멀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글을 멀리하자 마음에 아무 풀도 자라지 않는 것 같았다”는 느낌을 다시 마주하고, 조심스럽게 펜을 잡게 되기까지의 시간이 담겨 있어요.

3-2. 1부 – 말과 밤, 그리고 나

  • 아무도 보지 않을 것
  • 편지 1
  • 밤벗
  • 웃음은 낮에 유행은 밤에
  • ㅊㅊ
  • 너한테 실망했어

1부에서는 주로 일상과 관계 속의 말이 다뤄집니다. 코미디언이자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면서 마주친 밤, 무대 밖의 순간들, “웃겨야 하는 사람”과 “그냥 사람 문상훈” 사이의 거리가 담담하게 풀려 있어요. 특히 ‘너한테 실망했어’라는 글에서는 타인의 실망을 견디는 법, 스스로에게 실망했을 때의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납니다.

3-3. 2부 – 글과 마음, 시와 상처

  • 시인
  • 불쌍한 것들은 안아주고 싶어지니까
  • 그 예쁜 모양의 돌들 때문에 이제는 죽는 것이 겁이 난다
  • 우리는 너무 쉽게 행복을…
  • 편지 2
  • 기다린다 해놓고 기다린 적 없었다
  • 시력이 안 좋아도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

2부에서는 말보다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했던, ‘글’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을 좋아했지만, 오히려 너무 좋아해서 글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의 내막이 슬쩍 비칩니다.

제목만 읽어도 시 한 편을 읽는 것 같은 글들이 많아서, 에세이지만 시집을 읽는 듯한 감성도 느껴졌어요. “행복을 너무 쉽게 단정해버리는 우리”를 향한 작고 조용한 질문이 이 부 전체에 흐르는 느낌입니다.

3-4. 3부 – 자기혐오, 관계, 그리고 다시 나

  • 자기혐오
  • 새치기
  • 내가 짝사랑을 하는 동안에 1
  • 납득과 이해
  • 내가 짝사랑을 하는 동안에 2
  • 편지 3
  • 영원
  • 추천의 글

3부는 제목만 봐도 ‘조금 더 아픈 이야기들이 나오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스스로를 미워했던 날들, 사랑과 관계에서의 오해와 실수,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용서와 화해에 가까운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자기혐오’와 ‘납득과 이해’ 부분은, 나를 괴롭히는 건 결국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일 때가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어요. 마지막 ‘영원’까지 읽고 나면, 완전히 치유된 해피엔딩이라기보다는 “그래도 내 말과 내 마음을 한 번 더 믿어보자”라는 조용한 결심이 남습니다.


4. 인상 깊었던 문장과 키워드

저작권 때문에 책 속 문장을 길게 옮기진 않고,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짧게만 언급해볼게요.

  • “커가는 길은 힘들고 지루했고, 늙어가는 길은 우울해서 힘이 빠진다”는 문장에서, ‘그럼 나는 언제 기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이어집니다. 웃음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이 더 묵직했어요.
  • 실망을 안겨준 뒤에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대에 못 미친 나도 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대목도 오래 남았습니다. 잘 나온 사진만 나의 얼굴이 아니듯, 실수한 나 역시 나라는 말이 마음을 콕 찔렀어요.
  • 다른 사람의 행복에 가장 좋은 방식으로 영향을 주는 방법은, 그들의 행복에 함부로 끼어들지 않는 것이라는 문장도 인상적이었어요.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이름으로 건넸던 말들이 누군가에겐 폭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의 문장들은 화려하게 수사적인 표현을 쓰기보다는, 조용한 목소리로 정곡을 찌르는 스타일이라 한 페이지에 한 번씩은 밑줄을 긋게 되더라고요.


5. 독후감 – ‘말’이 너무 많고도 모자란 시대에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아, 또 자기위로 에세이인가 보다”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단단한 고민이 들어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요즘, SNS에 글을 올리거나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이 말을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지나치게 많이 고민하는 편이라, 저자가 말하는 ‘자기검열’ 부분에 많이 공감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문상훈이라는 사람을 떠올리면 대부분이 먼저 “웃긴 사람, 유쾌한 사람”을 떠올릴 텐데, 정작 이 책 속 문상훈은 생각이 많고, 상처에 예민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영상에서 보던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아주 조용한 얼굴을 마주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 책이 계속해서 우울한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가끔은 특유의 유머와 리듬감 있는 문장 덕분에 피식 웃게 되기도 하고, 그 웃음 뒤에 따라오는 뒤늦은 여운이 더 크게 남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실수한 자신을 다루는 태도였어요. 실수한 나를 완전히 부정해버리는 게 아니라, 실수한 나까지 포함해서 나를 다시 이해해보려는 태도가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 책은 “실수하지 말자”가 아니라 “실수하더라도 나를 끝까지 미워하지는 말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엄청나게 많은 말을 하면서 살지만, 정작 자기가 한 말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은 거의 없잖아요. 이 책은 말 한마디를 꺼내기까지 머릿속에서 어떤 검열과 고민이 오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쉽게 자신을 오해하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저도 제 말들 중에 스스로 오해해버린 건 없었는지 다시 떠올려보게 되었어요. 남에게 한 말뿐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나에게 건네온 말들까지요.


6. 이런 분께 추천하고 싶어요

6-1. 말을 많이 하면서도, 말이 두려운 사람

직장·가족·온라인에서 말을 많이 해야 하는데도, 말 한마디를 꺼내기 전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말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혼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2. 자기검열과 자의식이 너무 높은 사람

글을 쓰고 싶지만, ‘이 글을 누가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라는 생각 때문에 시작조차 못 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의 여러 문장이 크게 와닿을 거예요. “글을 멀리하자 마음에 아무 풀도 자라지 않는 것 같았다”는 고백이 특히 그렇습니다.

6-3. 빠더너스 팬이거나, 문상훈이 궁금한 사람

유튜브에서의 문상훈을 좋아했다면, 이 책은 카메라 앞이 아닌, 카메라 뒤의 문상훈을 만나는 경험에 가깝습니다. 짧은 편지 형식의 글과 손글씨를 통해 묵직하지만 따뜻한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어요.


7. 마무리 – 내가 한 말을 내가 먼저 믿어보기로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읽는 내내 마음 한쪽이 살짝 욱신거리면서도, 책을 덮고 난 뒤에는 묘하게 편안해지는 에세이였습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실수도, 부족함도, 서툰 말들도 모두 포함해서 나를 이해해보려는 사람의 솔직한 기록.”

혹시 지금, “내가 한 말 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오래 미워하고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이 글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후기’를 찾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언젠가 저도 제 말을 조금 덜 의심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