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로비 리뷰, 더럽게 싸우는 법,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

by 일상이행복한 2025. 4. 16.

 

영화 로비 리뷰: 더럽게 싸우는 법,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

로비 (LOBBY)는 2025년 4월 2일 개봉한 한국 드라마 영화로, 기술과 로비, 그리고 야망이 뒤섞인 스타트업 세계의 민낯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깔끔한 기업 드라마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권력, 시스템의 뒷면을 들춰보는 아주 현실적인 영화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경쟁이나 성공 신화를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와 배신, 그리고 ‘더럽게라도 살아남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하정우, 박병은 두 배우의 연기 대결 역시 보는 내내 강렬한 몰입감을 만들어냅니다.

1. 줄거리 요약 – 연구실 밖, 현실은 로비다

주인공 창욱(하정우)은 연구밖에 모르고 세상 물정에 서툰 스타트업 대표입니다. 그는 기술 하나만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 하지만, 세상은 순수함만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그런 창욱 앞에 등장하는 인물, 광우(박병은)는 냉철하고 노련한 대기업 대표입니다.

창욱이 가진 기술이 탐났던 광우는 그의 스타트업에 접근해 거래를 제안합니다. 그러나 거래 이면에는 ‘로비’가 얽혀 있고, 창욱은 점점 더 복잡한 기업 생태계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기술, 자본, 언론, 정치까지 얽힌 로비의 세계에서 창욱은 결국 결단을 내리게 되죠. 더럽게라도 싸워야 이기는 것인가? 아니면 꺾이더라도 내 방식대로 가야 하는가?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해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각자의 방식으로 싸우는 두 인물의 대비를 통해 현실을 정직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2. 감상평 –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의 생존 드라마

로비는 흥미로운 소재를 아주 현실적인 톤으로 풀어냅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젊은 창업가와 기성 권력자라는 구도는 뻔할 수 있지만, 영화는 클리셰를 피하고 캐릭터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특히 하정우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창욱이 겪는 내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합니다.

또한, 영화가 다루는 ‘로비’는 단순한 부패의 상징이 아니라, 어떻게든 생존하려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측면으로 해석됩니다. 로비는 정당하지 않지만, 모든 사람이 하고 있는 일. 그 안에서 창욱이 내리는 선택은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로비는 성장의 드라마가 아닙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타협과 갈등의 서사입니다. 가볍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은 이 영화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둘러싼 치열한 생존기를 아주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3. 캐릭터 분석 – 창욱 vs 광우, 두 세계의 충돌

창욱(하정우)은 흔히 말하는 ‘순진한 천재형 창업가’입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정치적인 감각은 부족하죠. 그가 겪는 좌절과 혼란, 그리고 분노는 마치 관객 자신이 직면한 현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정우는 창욱이라는 캐릭터에 점점 마모되어 가는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광우(박병은)은 반대입니다. 감정은 철저히 계산 속에 있고,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단순한 악역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현실에서는 오히려 광우가 ‘더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두 인물의 대립은 단순히 선악 구도가 아닙니다. 이상과 현실, 열정과 냉철함, 이상주의와 실용주의가 충돌하는 구조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누가 옳았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남는 이유이기도 하죠.

로비, 그 이름의 의미

‘로비’라는 단어는 때로는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이 영화에서의 로비는 현실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창의력, 기술,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한 세상. 결국 누가 누구를 만나고, 어떤 방식으로 줄을 서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구조를 영화는 거침없이 보여줍니다.

로비는 지금의 한국 사회, 특히 젊은 창업가나 기성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싸워야만 살아남는 세상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하정우와 박병은, 두 배우의 연기 대결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 경쟁과 생존, 타협과 원칙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로비는 거울 같은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