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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살구클럽 저자 한로로 - 줄거리, 감상문, 목차

by sew 님의 블로그 2025. 8. 19.

 

 

 

 

『자몽살구클럽』은 싱어송라이터 한로로가 발표한 동명의 세 번째 EP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소설로, 음악에서 다루기 힘들었던 청소년의 내면과 현실의 고통을 긴 호흡의 문학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죽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이 비밀 클럽을 통해 서로를 살리기로 결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소설과 음악이 서로의 세계를 확장해주는 복합 장르의 창작물입니다. 

줄거리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이라는 여중생 네 명은 각자 죽고 싶은 이유를 안고 있지만, 서로를 “살아 있는 이유”로 남기기 위해 ‘자몽살구클럽’을 결성합니다. 각자에게 ‘자살 유예 기간’을 주고, 그 기간 동안 다른 멤버들이 생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모임의 유일한 규칙입니다.

보현이는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어머니의 병으로 인해 그 꿈을 포기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클럽의 도움으로 작은 꿈을 이루고 살아남는 첫 번째 인물이 됩니다. 이어 전교회장 출신 리더 태수는 외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그는 새벽 학교 옥상에서 투신 자살을 하며, “우리라는 아스피린은 효과가 없었다”는 문구가 강렬한 충격을 남깁니다. 

유민은 태수의 죽음을 견디며 살아남고, “내일부터는 소하의 20일이 새로 흘러갈 거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소하를 반드시 살려낼게.”라는 다짐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소하의 유예 기간이 돌아오지만, 그녀가 마주한 것은 자신을 잊고 행복해하는 엄마의 모습이었고, 소하는 존재의 의미를 잃은 채 절망 앞에 서게 됩니다. “한 걸음에 죽음 한 걸음에 삶...”이라는 반복 구절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감상문

『자몽살구클럽』은 청소년들의 절망과 연대를 정면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죽고 싶은 마음’이 각자 다르지만, 서로를 ‘살게 하는 이유’가 되려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강렬하고 공감했습니다. 특히 “한 사람당 이십 일의 자살 유예 기간”이라는 독특한 장치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서로에게 붙잡히기 위한 절박한 약속으로 느껴졌어요.

감정선이 드러나는 문체 덕분에 몰입이 쉽고, 각 인물의 내면이 직접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태수의 죽음 장면은 충격적이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클럽 멤버들에게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부여하는 전환점으로 기능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소하의 마지막 장면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열린 엔딩 같았습니다. “죽음 삶 죽음 삶…”이라는 반복은 희망과 절망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소하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냈고, 잔인한 현실 속에서도 오늘이라는 시간이 ‘무사히’ 찾아왔다는 표현은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음악과 소설이 하나의 세계를 공유한다는 점이 가장 특별했습니다. 읽고 나선 트랙 리스트나 가사가 함께 떠오르게 되고, 소설과 음악이 서로를 돋워주는 구조 덕분에 감정의 울림이 배가되었습니다. 이 복합 창작의 방식이 청춘의 내면을 더 깊게, 더 다층적으로 전달한다고 느꼈습니다.